[공동성명] 민주노총, 다시 총노동 투쟁전선을 형성하자
7월 27일 민주노총 14차 임시 중앙집행위원회는 김재하 부산본부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비대위 구성에 착수했다. 하반기에는 민주노총 3기 직선제 선거가 예정되어 있으나, 비대위의 임무는 단지 ‘선거 준비’에 한정될 수 없다.
노사정 합의 반대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비대위인만큼, 비대위의 과제는 다시 전선을 만드는 것이다. 당장 경사노위는 7월 28일 10시 본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합의안을 의결하는 바, 이후 정부와 자본의 공세는 더욱 본격화할 것이다.
임시대대를 통한 합의안 부결과 김명환 사퇴로 △지방노동위원회를 동원해 휴업수당마저 깎겠다고 공언하는 합의 △사업장 전체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 10%를 해고해도 공적자금을 자본에 안기는 합의 △자본에 더 쉬운 무급휴직의 권한을 부여하는 합의를 민주노총이 승인하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을 뿐, 노사정 합의에 집약된 반노동 공세는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비대위는 ‘김명환 정파’가 멈춰 세운 민주노총의 투쟁을 복구하는 것은 물론 △해고금지 △자본부담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 △노조법 2조 개정으로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 △아프면 쉴 권리를 위한 상병수당 도입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걸고 전체 노동자들의 싸움을 조직해야 한다.
더 나아가 △공적자금 투입기업 국유화 △사내유보금으로 총고용보장 등 ‘이윤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끝내기 위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쓰라린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투쟁을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
이미 구조조정은 본격화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실업자는 122만8천명으로, 2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6만5천명 줄어, 업종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초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해고와 계약해지가 이미 제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용감소 중 임시직 노동이 93.8%를 차지해, 비정규·불안정·미조직노동자가 먼저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되었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7월 3일 금속노조가 집계한 지역지부 소속 구조조정 사업장만 103곳이다. 휴업과 폐업, 해고와 계약해지가 난무하고 있고 임금반납, 강제 연차사용과 각종 수당미지급, 조식·간식 폐지까지 전면적 공세가 가해지고 있다. 싸움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본에게는 재난상황인 지금이 바로 노동개악을 밀어붙일 적기다. 코로나 유행 이전에도 최저임금산입범위 확대,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 등 자본의 민원처리에 충실해온 문재인 정부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노동개악안을 대거 통과시키려 할 공산이 크다. 이미 지난 6월 23일 정부는 △사업장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안을 담은 노조법 개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노동조합의 손발을 묶고 위기상황을 빌미로 양보교섭을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필두로 한 노동유연화시도, 근로기준법 개악 공세 역시 강화될 것이다. 지난 7월 21일, 손경식 경총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를 강력히 요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경련에 따르면 코로나 유행 이후 대기업 75%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했고, 그 중 과반(51.1%)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싸워야 한다. 그리고 싸울 수 있다. 항공산업 비정규직 노동자, 대리운전과 건설기계 등 특수고용노동자, 완성차 사내하청노동자 등 비정규·불안정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위아,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등 폐업에 맞선 노동자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사례가 드러내듯 청산과 대량해고 위기에 맞선 투쟁 역시 터져나올 것이다.
우선 아래로부터 벌어지는 투쟁을 엄호하고 하나로 묶어세워야 한다. 그것이 정부-자본과의 전선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의 책임있는 주체로서 싸움을 만들어갈 것이다.
2020년 7월 28일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교육노동운동의전망을찾는사람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금속활동가모임
노동당 노동자정치행동
노동해방투쟁연대(준)
사회변혁노동자당
실천하는공무원현장조직
평등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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