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안2021. 1. 11. 15:28

유사언론이 얼치기 노동존중 정부를 조롱하는 방법


2018년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이 죽었다. 노동자 문송면의 죽음을 계기로 탄생한 산업안전보건법은 김용균의 핏값으로 28년만에 다시 쓰여지게 된다.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더 이상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여론이 커졌고 국회는 빠르게 산안법 전면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이 법을 둘러싸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총 등 사용자 단체는 '기업의 경영 활동이 위축' 될 것이라 호들갑을 떨었고 한국당의 의총에서는 '이 법이 통과되면 모든 기업이 다 죽는다' 같은 발언도 쏟아졌다고 한다.


민주당 한정애는 이런 기류를 눈치채고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인 나경원에게 울면서 호소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하였다.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국회 가결 후 한정애 의원을 끌어안고 울기도 하였다.


아무튼, 산안법 전면개정안은 2020년 1월 시행된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 김용균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법이라 '김용균법'이라 불렸던 이 개정산안법에 김용균이 없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시행령으로 인해 ‘누더기 법’이 됐고,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의 권고안도 석 달째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겠다는 공약 이행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김용균 씨는 개정된 산안법의 대상이 아니다. 발전소, 지하철, 철도, 조선업 등이 산안법의 도급 금지 대상에서 빠진 데 이어 시행령에서 규정한 도급 승인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4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하위법령이 법 취지보다 한참이나 후퇴하면서 정부가 사실상 ‘위험의 외주화’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 난리를 치며 만들어진 법을 시행령을 통해 누더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 법에 김용균 이름을 붙이지 말라며 분노하였다.


그리고 법이 시행된지 일년이 지났다. 그 법은 노동자를 얼마나 살렸을까? 못살렸다. 일하다 죽는 노동자는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었다.


2019년 산재 사망자는 855명이였고 2020년 노동부가 잠정집계한 산재사망자 수는 860명. 아예 효과가 없었다.


그럼, 경총과 한국당의 엄살대로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되고 '경영활동은 위축' 됐을까?


경향신문이 개정 산안법 이후 산안법 위반 1심 판결을 전수 조사했다. (관련기사)


"판결문 분석 결과 지난해 사망사고가 발생해 산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287명 중 154명이 징역·금고형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수감된 사람은 단 5명이었다. 잠원동 사고 피고인 2명을 빼면 ‘노동자 죽음’만으로 법정구속된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2018년 8월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2세 청년이 감전사한 사건이 그중 하나다. 대전지법은 지난해 7월 터미널과 용역계약을 맺은 전기시설 관리업체 직원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149명은 모두 형 집행이 미뤄졌다. ‘징역(금고) 4개월·집행유예 1년’과 ‘6개월·2년’ 판결이 각각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이상의 형량은 20건에 그쳤고, 그마저도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벌금 액수도 턱없이 낮다. CJ대한통운 감전사고에서 하청업체 직원은 법정구속됐으나 원청인 CJ대한통운은 벌금 500만원만 냈다."


결론적으로 개정 산안법은 아무도 (거의)처벌하지 않았고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당연히 '누더기'라는 비난이 나올만큼 숭숭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김용균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었다는 법이 정작 김용균은 해당되지 않게 되있으니 이 법으로 무엇을 할것인가?


기업을 다 죽이니 어쩌니 호들갑 떨던 유사언론은 입으로 노동존중하는 얼치기 대통령과 모지리 여당을 비웃기 시작한다.



노동존중을 입으로만 하니 아무도 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심해 죽겠다.

Posted by Pursue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