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해도 고발해도 기업은 처벌받지 않는다.
안현경(노무법인참터)
쏟아지는 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일관된 흐름을 찾았을 때, 우리는 사건을 추리고 추려 그 위험한 구조를 만드는 최고 책임자를 찾았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이 죽었을 때, 그들의 원청, 대기업을 고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청업체와 원청업체의 대표는 대부분 무죄,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실제 처벌은 하청업체가 받은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하청업체 등에게 내려진 처벌 역시 누군가가 죽음을 처벌하고 비슷한 사건을 예방하고자 하는 사법 정의에 손톱만큼도 다가갈 수 없었다. 그냥, 기업의 행위는 용서가 되었다. 대기업이 계속 위험한 구조를 만들도록, 사법체계는 너그럽게 방치했다.
기업은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의 법 구조로는 기업을 직접 처벌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허나, 우리는 기업이 집단적으로 저지르는 범죄를 안다. 현행 경제·행정·환경 분야를 규율하는 법률의 ‘양벌규정’으로 기업에게 형사처분을 부과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발생한 기업의 범죄 행위와 피해 규모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양형기준 때문에 기업은 미미한 책임만 지고 있다. 또한 기업에 대해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는 법적 한계로 인해 원청업체 책임자까지는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8월 감전사, 10월 트레일러에 치여 죽은 사고가 있었던 CJ대한통운은,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매년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2018년 8월 감전사로 1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650만원의 과태료 처분만을 받았을 뿐이다. 사람 1명 죽으면 650만원만 내면 된다. 대기업들은 오늘도, 더 많은 위험한 환경을 만들면서도 책임에서 자유롭다. 단지 경영행위 말단에서, 책임이 전가된 하청업체만 간단하게 처벌받고, 그 업체는 갈려 나가고, 위험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을 때, 또는 2014년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처럼 노동자와 시민이 뒤섞여 죽을 때, 사회적 참사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기업이 두려워할 정도의 처벌이 가능한 법을 만들지 않으면, 사회적 참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기업 행위에 위험 제거가 큰 숙제로 부과되지 않을테니까. 우리 사회는 계속, 누군가의 죽음을 지켜만 보거나, 보지도 않거나 할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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