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현안2020. 6. 25. 19:12

비정규직 보호법의 연원은 김영삼 정부의 파견법부터 살펴봐야 한다. 1996년 신한국당은 정리해고, 파견법 등을 골자로 한 노동법을 날치기 통과 시킨다. 민주노총은 즉각 총파업에 돌입하였으며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정부는 해당 법의 시행을 유예하고 2년 후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IMF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요하였고 2년을 기다리지 못한 채 1998년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다.


당시 파견법은 2년 이상 고용시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이를 회피하려는 기업들은 2000년부터 대규모로 계약 해지를 강행하였다.


파견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거세게 저항하였으나 사용자는 물론 정규직 노조로부터도 배척을 당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절망에 빠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집회 중 분신을 하는 등 극한의 투쟁을 시작하였고 파견, 비정규직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에 정부는 급속도로 양산되는 비정규직을 억제하고 해당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에 착수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비정규직 보호법' 이라 불리우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에 보호등에 대한 법률', '파견 근로보호 등에 대한 법률'이다.


이 법은 노동계와 민주노동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힘을 모아 통과 시켰다. 



당시 노동계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제정을 반대한 것이 아니다. 급속도로 늘어가는 비정규직을 억제하고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법을 만들자는 것이였다. 


그를 위해서 비정규직의 기간 제한이 아니라 사용 제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열린우리당의 안대로 기간 제한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 전환- 을 하면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2년이 지나기 전에 계약 해지하고 다른 비정규직을 사용할 것이며 결국 비정규직이 양산 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누구의 주장이 맞았나?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정부가 사람을 뽑아도 1년 11개월 계약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


다음은 당시 법사위 점거까지 하며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끝내 악법의 통과를 막아내지 못한 민주노동당의 논평 중 한구절이다.


오늘 거대 양당이 강행처리 하고자 하는 비정규 법안은 비정규직의 양산을 제도화 시키는 노동악법이며 개악안입니다. 거대 양당이 강행 처리 시키고자 하는 비정규직 법은 사실상 2년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규모 해고와 실업을 제도화하고 불법으로 파견한 노동자에 대해 고용 의무만을 부과합니다. 아울러 현 비정규 법안은 양극화의 핵심문제인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극단적으로 악화시키는 민생악법입니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라는 우리 사회의 노예 계급의 존재를 공식화하는 반인권 법안이기도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데 해당 기업 정규직 노조는 물론 취업 준비생까지 모두 들고 일어나 반대를 하고 있다. 물론 악랄하게 가짜 뉴스를 뿌려대는 유사언론의 탓도 크지만, 비정규직이 고용의 다른 형태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의 노예 계급"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는 사건인 것이다.


정규직 전환 하겠다면 모두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을 문재인은 당황했을까. 


그럴 것 없다. 이게 모두 입으로만 노동 존중하는 얼치기 무리들의 업보이다.



Posted by Pursue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