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혐오2019. 9. 16. 16:58

"한국사회의 노동혐오" 에서 발췌.

"수구 언론들의 파업보도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1) 파업의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중심의 피상적 보도로 일관 2) 보도의 양적인 불균형과 질적인 편향성 3) 강자중심의 보도행태. 4) 오보 남발"


국립암센터 노조가 9월 6일 오전 6시부로 파업에 들어갔다. 개원 이후 18년만의 첫 파업이라고 한다. 이 파업을 보도한 수구언론들의 기사는 그야말로 목불인견인데, 그 중 중앙일보 이에스더 기자는 언론노조가 지적한 '수구언론의 파업보도에 대한 문제점'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사측 입장만 보도하기.


노사분규의 당사자는 노조와 사용자이다. 양 당자사가 있는 사건에서 한쪽의 말만 듣고 기사를 쓰는게 가능할까? 그걸 기사라고 부르고 그런 글을 쓰는 자를 기자라 불러야 할까?


국립암센터 파업에 관한 노-사 양측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먼저 노조측,



그리고 사측,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아닌, 양측의 입장문 중 공통적인 내용만 살펴봐도 알수 있는 사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내놓은 조정안을 노조측은 수용했고 사용자측이 거부하여 교섭이 결렬되었다는 것이다. 의료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파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노위가 일방적으로 노조의 편을 들어주는 곳인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맥락은 이에스더 기자의 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가 쓴 기사를 보자. 파업을 보도한 첫번째 기사이다.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 외에는 모두 사측의 입장만을 올려놨다. 위에 올려 놓은 병원의 입장문과 기사를 비교해보라. 병원측 입장만을 그대로 써놓고 보도 했다. 이에스더 기자는 국립암센터 홍보팀 직원인가?


2. 노동혐오 정서 부추기고 편승하기.


파업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든다. 첫번째로는 사측일 것이고, 다음으로는 소비자, 공공부문이라면 이용하는 시민이 불편해질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바로 그 '불편'을 타인에게 끼칠 권리이다. 단체행동권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면 국민은 그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이것은 내 주장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결이다.)


누구도 불편하지 않다면 단체행동으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 나라의 수구언론들은 헌법의 권리는 무시한채 불편을 강조하며 노동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너무 뻔해서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불편부당, 공정이라는 가치는 이에스더 기자에게는 없는 개념이다. 써갈긴 수 많은 기사 중 노조의 입장을 제대로 알린 대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저 글을 기사라고, 저 자를 기자라고 불러야 하나?


3. 사실을 왜곡하기.


"당초 노조 측은 6% 임금 인상 요구했으나 암센터 측은 총인건비 기준 인상률을 1.8% 이내로 제한하는 기획재정부의 올해 공공기관 예산 편성 지침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국립암센터 노조측이 6%를 요구했다고? 사실일까?



6%는 산별노조인 전국보건의료노조의 공통요구사항이다. 개별 사업장의 교섭은 사업장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노조측은 정부의 임금가이드 라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번도 6% 인상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 자를 정말 기자라 불러도 되나?

 

중앙일보는 2009년 철도파업 당시에도 조작보도로 여론을 호도하는 공작을 한 바 있다. 



이런 패악을 저질러 놓고 몇 년 후 몇 줄짜리 정정보도 한번 내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런 조직이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보도를 하고 이런 자들이 기자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한 이 나라의 노동은 언제나 혐오의 대상일뿐이다.


국립암센터 파업이 오늘 끝났다. 노동부문, 특히 파업에 대해서 제대로 쓰는 언론은 이 나라에 한 곳도 없다. 한겨레, 경향도 (조중동에 비교할 순 없지만) 마찬가지다.


수구언론의 노동혐오 장사에 속지 않는 법. 사측의 입장이야 온 언론이 다 나서서 떠들어주니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노동자측의 입장은 꼭 해당 노조의 입장을 찾아서 읽어 보고 판단 해야 한다. 그래야 속지 않는다.


국립암센터 파업 종료에 대한 노조의 입장.



Posted by Pursue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