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22. 3. 10. 11:50

몰염치의 시대가 가고 반동의 시대가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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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020. 11. 13. 16:32

전태일이 원한 것은 훈장이 아니라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제 50주기 전태일 온라인 추모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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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020. 8. 17. 17:21

2019년 11월 문중원이 죽었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 정당한 임금, 노동권을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문중원의 죽음에 사람들은 분노하였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며 고인을 추모하였다.


이 죽음과 추모는 처참하게 짓밟혔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박원순이 죽었다.


들이 말하는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 '사람 사는 세상'이란 자기 편만 존중 받고 자기 편만 사람인 세상이었다. 


저들이 만들려는 세상은 죽음마저, 추모마저 차별 받는 세상이었다.


문재인 정권의 처참한 말로를 바란다.


(*말로(末路) : 망하여 가는 마지막 무렵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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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020. 7. 23. 20:21

보고 싶습니다. 노회찬 형.


<모두가 다 떠날때 남아 있던 유일한 사람 노회찬, 그가 떠났다>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7. 13. 22:06

악취


오래전 나는 내 윗세대의 절대다수가 공유하는 극우 반공주의적 사고나 집단주의 정서는 사회적 토론 같은 합리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일하고 분명한 해결책은 그 세대가 죽어 사라지는, 새로운 세대들이 늘어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래 미투혁명 흐름 속에서 나는 내 세대, 이른바 386 역시 그렇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내 세대는 목숨을 걸고 성찰하지 않는 한, 죽어 사라지는 게 사회에 이로운 사람들이 되었다. 안희정, 오거돈 때 꽤 조심하는 듯하던 사람들조차 박원순 씨 죽음 앞에서 기어코 제 실체를 드러내고 만다. 공사 구분 없는 신파적 감상, 얕은 지식으로 나열한 터무니없는 요설들.. (전문보기)


...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끼던 시절에 이 시대의 아픔과 분열은 생물학적으로만 해결 가능하다고 자조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조하는 세대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사라져야 할 세대가 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아니라고 난 저들과 다르다고, 말할 자신도 염치도 없다.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7. 10. 01:03

나는 박원순의 국가보안법 연구 1,2,3 을 읽고 좆같은 이 나라 사법에 눈을 떴고, 정치인이 된 그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것을 보고 그를 지웠었다.


그게 끝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6. 5. 13:55

웃긴 기사를 하나 봤다.



응? 뭐라고??



장례식장 벽 뚫고 쳐들어와 시체 강탈해가던 건 어느 나라 경찰이지?


아 옛날 일이라고?


그럼 이건?



아.. 이건 박근혜 때라고?


웃기고 자빠졌다.



이 나라 경찰(정부)은 반성하지 않았다. 경찰(정부)은 아직도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아가리만 나불나불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5. 23. 17:18

"노무현 변호사님, 다음 生에는 우리 노동자로 만나요"

[노무현을 기억하며] 노무현 '동지'를 꿈꾸며


김진숙


집회도 없고 수련회도 없는 휴일은 외려 잠이 일찍 깨요. 아무 일도 없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언제부터 저는 평화가 실감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걸까요.

아무 일도 없는 이상한 토요일. 아니나 다를까. 텔레비전 화면에 뉴스 속보가 뜨는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 뇌출혈로 입원."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 입원으로 시작해서 휠체어나 마스크가 구명보트처럼 등장하는 꼴을 늘 봐오긴 했습니다만, 당신은 그런 쇼를 할 사람은 아닌지라 스트레스가 어지간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10여 분 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한 듯"이라는 자막이 뜨고 그제서야 뒹굴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나날이 일구 우일구하기 여념없는 시시껍절한 방송이 중단되고 속보가 이어지더군요. 경호원, 사저 뒤편, 부엉이바위, 세영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심폐소생술, 열상 따위의 일상과 밀접하지 않은 단어들이 바퀴벌레처럼 툭툭 튀어나와 소름을 돋게 했습니다.


정신적 공황 상태까진 아니었지만 불면 탓으로 약간 멍한 채로 이틀을 보냈고 월요일 아침 부산역까지 가긴 했으나 조문은 못하고 역 광장을 몇 바퀴 빙빙 돌다 왔습니다. 선뜻 신발을 벗고 절을 하는 문상객들의 거리낌없는 몸놀림이 참 부럽다고 생각하며. 잠이 안오대요.


다음 날 다시 부산역엘 갔습니다. 역 광장을 또 빙빙 돌다가 그냥 돌아가면 다시 닥칠 불면의 밤이 성가셔 문상객들의 뒤에 얼른 붙어 섰습니다. 방명록에 몇 줄 쓰기도 했습니다.잠을 자야하니까.


"오랜 세월 동지였고 짧은 시간 적이었습니다. 1990년 변호사 접견 오셨을 때처럼 봉하 마을 어딘가에 앉아 각자의 위치가 만들어 낸 그동안의 원망과 미움들을 두런두런 털어낼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곧…. 고맙고 죄송합니다."


1990년. 제가 첫 징역을 살 때였습니다. 접견을 오셨었지요. 보통 변호사 접견은 재판 전날 와서(사실 재판 전날도 안 오는 변호사도 많습디다만) 재판 절차를 일러주고 이빨도 맞추고 하는데 재판 날짜와는 아무 상관없는 시기였던지라 많이 의아했던 만큼 20년 전인데도 이리 생생하네요.


접견실에 먼저 오셔서 기다리시더군요. 보통은 재소자들이 한 시간 이상씩 주리를 틀면서 기다리는데. 요샌 교도소 반찬이 뭐가 나오냔 얘기, 여사에선 뭐하고 노냐는 얘기, 변호사가 해주던 징역살이 얘기, 남사에선 뭐하고 논다는 얘기, 법무부 시계도 가니까 재밌는 놀이를 많이 개발해서 징역을 잘 깨라는 얘기. 변호사가 접견을 와선 재판 이야긴 한 마디도 없이 노닥거리기만 하다 그 더디기로 유명한 법무부 시계가 세상에 한 시간이나 흘렀습니다.


"가야겠네" 일어서시길래 하도 황당해서 물었습니다.


"왜 오셨어요?"


"진숙 씨 징역살이 힘들까봐 놀아 줄라고 왔지요."


그리고 당신은 정치권으로 갔고, 정치권으로 갔다는 건 권력을 탐하는 변절로 규정하는데 한치의 주저함도 없었으니 변호사 비용을 거침없이 떼먹고도 사기꾼의 돈을 떼먹은 것마냥 일말의 부채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복직하면 갚으마. 유전 발견하면 갚으마. 보물선 찾는대로 갚으마. 막연한 약속이 선임비였던 시절이었으니. 그게 인권변호사의 당연한 책무였으니. 이제와 생각해보니 상실감이었어요.


그 시절 당신은 우리들의 유일한 빽이었는데. 공돌이 공순이 편을 들어주는 가장 직책 높은 사람이었는데. 당신이 있어 우린 수갑을 차고도 당당할 수 있었는데. 그때 직감적으로 생각했어요.


이제 더 이상 우리 편이 아니겠구나. 재판장 앞에서 수갑을 찬 채 잔뜩 주눅 든 우리를 향해, "피고인은 무죕니다" 외쳐 줄 사람이 이젠 없겠구나. 이제 재판에서 지더라도 찾아가 울 데도 없겠구나. 노동자들이 그들의 부엉이바위인 크레인 위에 올라갈 때 따라 올라가지도 않겠구나.


그리고 당신을 잊었습니다.


용감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없어서 혼자 진행했던 1심 재판에서 당연히 지고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왜 항소를 안했어요?" 라는 질문에 "항소가 뭔데요?" 라고 되묻던 저에게 "노동자가 항소를 알면 그건 노동자가 아니지" 하던 말도 잊었고, 노동자도 이론이 있어야 세상을 바꾼다며 함께 했던 소모임도 잊었고, 군사정권 시절 해고된 노동자의 그 막막한 눈빛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유일하게 내 얘기를 그대로 들어주던 무료법률 상담소도 잊었고, 어느 날은 밤에 오라 길래 밤에 찾아갔더니 그날이 전태일이라는 노동자의 기일이라고 변호사 사무실 구석에 조촐한 제상을 차려놓고 아무 말도 없이 유령들처럼 절을 하던 그 뭉클하던 밤도 잊었고, 함께 같은 거리를 달리던 6월 항쟁도 잊었고, 최루탄 가루가 싸락눈처럼 내린 범냇골 국민운동본부 옥상에서 막걸리를 나누던 걸판지던 뒤풀이도 잊었습니다.


그리고 침례병원이 초량에 있을 때였습니다.


노동조합 조합원 교육에 초청을 받았는데 앞 시간 강사가 당신이었더군요. 당신은 내려오고 나는 올라가던 계단에서 마주쳤습니다. 난 참 어색하기가 짝이 없습디다. 그냥 모른 척 할라고 했습니다만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지요?" 굳이 손까지 내미시더군요. 그때 대답을 했거나 웃기라도 좀 했으면 지금 잠을 이루기가 좀 쉬었을까요.


그리고 당신이 출마한 대선에서 전 4번을 찍었습니다. 단 한 번도 단 한순간도 고민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외포리를 한번도 벗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평생 1번을 벗어난 적이 없는 큰언니가 전화를 했더군요.


"이 노무헤니가 그 노무헤니지? 니 벤호사. 그 사람 찍었다. 너 인쟈 깜빵 안 가지? 복직두 되갓지?"


얼른 대답할 말이 떠오르질 않더군요.


제가 왜 "내 변호사"를 놔두고 4번을 찍었는지 우리 큰언닌 죽을 때까지 이해 못할 거예요. 2번과 4번의 극심한 차이를 설명하는 일도 이리 막막한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그 미세한 차이를 설명하는 일은 저의 재주로는 난망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기뻐서 우는 사람도 있습디다만 이회차이가 당선된 거보다 노무혀이가 당선된 게 노동자들에게는 더 힘들 거라고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고립은 깊어졌고 고착화되었습니다. 김영삼이가 당선되었을 때 운동권이 3분의 1이 떨어져 나갔고, DJ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른바 재야가 사라졌고,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서는 그야말로 오롯이 노동자들만 남았습니다. 한 사업장에서 수천 명이 한꺼번에 해고될 때 그 무지막지한 자본을 향해 호통쳐주는 어른 하나 없습디다. 노동자들이 핏발 선 눈으로 거리로 나설 때 역성들어주기는커녕 죄 우리만 나무랍디다.


그거 아세요. 당신은 조·중·동이랑 열심히 싸우셨습니다만 우리에겐 조·중·동이랑 한편처럼 보인 거


"야~ 기분좋다!" 시며 봉하로 가셨을 때 오리농법보다 더 중요한 일은 농민들의 삶의 실상을 들여다보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왜 목숨 걸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했는지. 그리고 전용철, 홍덕표 그들의 죽음에 당신이 늦게나마 사과를 하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랬다면 제가 봉하 마을을 갔을까요. 아마 갔겠지요. 그리고… 김주익 얘기도 했을까요. 아마 그 얘긴 못했을 거예요. 말로 꺼내긴 크나큰 상처였으니까.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 말씀.


유난히 노동자들에겐 가혹하셨습니다. 2003년도 한진중공업에서 저는 한꺼번에 두 명의 지기이자 동지를 잃었습니다. 김주익은 600여 명 조합원의 명퇴에 맞서 2년을 싸웠고 노사가 합의를 했고 그 합의를 회사가 번복을 했고 그래서 크레인에 올라갔고 그 크레인 위에 129일을 매달려 있다가 아시다시피 목을 맸습니다.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 시대는 정말 지났을까요.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들에게 종종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조각인 것을….


저는 당신을 부정한 게 아니라 당신을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착한 사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지배가 없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시대에 그 꿈은 가장 허황되고 지리멸렬해졌습니다. 때론 우리가 품은 꿈이 너무 초라했고 궁색했습니다. 당신의 시대에 가장 많은 노동자가 잘렸고 가장 많은 노동자가 구속됐고 가장 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이 됐고 그리고 가장 많은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귀족으로 격상됐고 그들은 언론과 자본은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조차 적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기주의를 꾸짖으십디다만 동료가 수백 명씩 잘리는 걸 목격한 노동자가 비정규직에게 내밀 손이 남아 있겠습니까. 저 살아남는데 써야지.


징역을 살 때 만난 사형수가 있었어요. 이 여잔 영치금이 한 푼도 없는 개털이었는데 새로 신입이 들어오면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샴푸나 속옷을 사달라는 거예요. 출소한 사람들이 쓰다만 물건들도 다 그 여자 차지였죠. 언제 죽을지 모를 사람이 사소한 물건에 집착하는 게 도덕의 눈으로 보자면 참 추접스럽습디다. 그 여자 집행되고 보니 샴푸나 속옷 나부랭이가 구석구석에서 쏟아져 나옵디다. 백분의 일도 못쓰고 죽었죠. 생에 대한 나름의 집착이었던 거죠. 샴푸 생길 때마다 빌었겠죠. 이거 다 쓰고 죽자.


정규직 노동자들은 삶의 벼랑에서 그런 심정으로 잔업하고 철야를 합니다. 얼마가 남았을지 모를 정규직의 삶을 그딴 식으로 저축하면서. 그 무렵쯤이었을 거예요. 변호사비용을 이제 그만 갚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당신의 시혜나 은전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한 건. 적이 될 거라면 호적수이고 싶었습니다. 실력도 한참 모자라고 열정도 전만 못하고 진정성마저 잃어 그리 되진 못했습니다. 그게 참 부끄러워요.


똑똑한 사람들은 다 떠나 우리를 속속들이 아는 가장 무서운 적이 되었고 남은 자들은 동네북이 되어 초딩들마저 두들겨대고 천덕꾸러기가 되어 크레인엘 올라가고 굴뚝엘 기어 올라가도 언놈 하나 눈길주는 놈이 없어졌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고등학교 밖에 못나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입 달린 사람은 죄다 침이 마릅디다만 고등학교도 못나온 저 같은 노동자들은 당신의 시대에 대부분 절감해야 할 원가가 되어 구조 조정당했고 효율화를 위해 비정규직이 됐습니다. 차라리 군사독재 시절엔 대드는 노동자만 잘렸으나 당신의 시대엔 남녀노소가 잘렸습니다. 서민의 벗이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나 부자와 빈자의 간극은 훨씬 더 까마득해졌습니다. 당신이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24년의 세월 동안 전 아직 복직도 못한 해고노동자로 찌질한 50대가 됐습니다.


생각해보니 짧은 시간 동지였고 오랜 세월 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뜨겁고 바른. 만고 씰데없는 소립디다만 그래서 대통령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참 좋았겠단 생각, 지금도 해요.


불안하고 불길한 기운으로 떠돌던 예감이 당신의 죽음으로 확연해집니다. 한 시대가 갔다는….


이제 상고출신이 변호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양양한 가도가 보이고 그 길을 편하게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의 있습니다!" 외칠 때, 그 외침에 뒤돌아보는 사람도 이제 더는 없을지도 몰라요.


만 명이 울어주면 천국에 간다했던가요. 천국에 가셨을 거라 믿어요. 진심으로.

김주익 곽재규 배달호 김동윤 최복남 이용석 이해남 이현중 정해진 하중근 박수일 허세욱…. 당신의 시대에, 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서러움으로 억울함으로 목 놓아 울었던 죽음들입니다.


당신처럼 벼랑 끝에 내몰렸던….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죽음을 당신이 이해해주길 바란 적이 있었어요. 하도 야속해서. 노동자의 삶을 안다는 사람이 어찌 저럴 수가 있나 너무 미워서. 아무리 야속하고 미워도 그런 바람은 품지 말걸 그랬다 싶어요. 애증도 부질없어 졌습니다.


언젠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할 수 있으리라 여겼던 말들이 기형도의 시처럼 떠돌다 때때로 부딪히겠지요. 이제 변호사 비용은 영원히 안 갚아도 되게 생겼습니다.


다음 생에 오실 땐, 너무 똑똑하게 오지 마시구려. 사법시험 같은 것도 합격하지 마시구요. 그냥 태생대로 기름밥 먹는 노동자로 만났으면 해요. 저는 당신에게 변절이라 손가락질 할 일 없이, 당신은 절더러 경직되었다거니 세상을 모른다거니 한심해 할 일 없이. 떠날 일도 보낼 일도 없이 그냥 내내 동지로. 그래서 언젠가 하셨던 말씀대로 자본가가 지는 해라면 노동자는 뜨는 해다. 그 멋진 말씀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순수한 열정, 남다른 정의감 그대로 만날 수 있길.


다시는 미워할 일도 상처 받을 일도 이렇게 미어질 일도 없이… (출처)


해마다 이 날이면 찾아 읽는 김진숙의 글.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5. 7. 18:16

이용득의원이 발의한 노동회의소 설치 법안은 자동폐기 될 것이고, 이제 다시 재론 하는 사람 조차 없겠지만 여러가지 생각할 지점이 있긴 하다.


민주당 지지자중 노동회의소 설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태반은 노조 혐오자이다. 민주노총을 없애고 노동회의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무엇을 반증하냐면, 노동회의소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


노동회의소는 세계적으로 봐도 일반적이지 않은 조직이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만 전국 단위로 운영중이고 독일의 경우 몇 개의 주에서만 운영한다.


세나라 모두 사회주의 정당의 집권 경험이 있는, 노동권이 아주 잘 보장되는 나라이다. 이 나라도 당연히 노동권의 보장이 형편 없었던 시절이 있었고 민중의 투쟁에 의해 그것들을 쟁취했다. 그러나 그 쟁취는 노동회의소 때문이 아니다. 독일의 경우 노동회의소 설치에 대해 논의를 하다가 시간이 지나며 노조가 강해지자 설치의 필요가 사라졌다. 그래서 2개던가.. 몇 개의 주에서만 운영하는 것이다.


그나마 (노조 혐오에 사로잡힌) 민주당 지지자들이 노동회의소라도 들먹이는건 문재인이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인데다 대선 공약으로 노동회의소를 언급했었기 때문이겠지. 


노동회의소건 뭐건 아무튼 이 나라 노동에 큰 문제가 있고 그걸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퍼지는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뇌를 잠식하고 있는 노동혐오를 그대로 두고 민주노총은 사회악이니 대체할 조직으로 노동회의소를 설치하자, 는 식으로 생각을 하고 주장을 하니 아무말 대잔치가 되는 것이다.


이 나라 노동의 가장 큰 문제는? 뭐긴 뭐야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거지. 증명해볼까? 어제 이재용이 말했잖아. '무노조 경영' 방침 없애겠다고.


세계적으로는 1919년, 이 나라에선 무려 제헌헌법(1948년)부터 법으로 정해진 노동권을 2020년에 와서야 지키겠다는 거잖아. 그것도 이 나라에서 젤 크다는 기업이.


이 나라 노동이 그래서 이 꼬라지인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조직율 10%이니 태반의 노동자는 노조가 없을 것이다. 거기 노조 없는 노동자분 내일부터 직장에서 노조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뭐부터 시작하면 될까? 사람을 모아야겠지. 사무실이나 공장 벽에 대자보를 붙이거나 인트라넷이 있는 회사라면 게시판에 한번 올려보세요. '노조할 사람 모이자' 라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거봐, 이 나라는 노동권의 기본 중의 기본인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야.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는 주장은 그 무엇이든 다 개소리.


노동회의소 만들어서 거기 가입하면 된다고? 휴...


뇌내에 무슨 노동회의소가 있는진 모르겠는데 문재인이 검토한다고 했고 이용득이 발의했던 그 법안의 노동회의소라면 택도 없는 소리.


오스트리아 모델의 노동회의소는 강력한 노조가 그 전제조건이다. 그 나라 노동회의소 인력의 80%가 노조 출신. 강력한 노조는 투쟁조직으로 노동회의소는 싱크탱크로 이원화 시켜 놓은 독특한 제도라고..


노조할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하고 말고 할 꺼리가 안된다고..


진심으로 이 나라 노동이 걱정된다면 노조법 개정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처벌 강화부터 주장하자. 더하기 빼기는 할 줄 알아야 곱셈 나눗셈도 배우고 방정식도 배우고 할 수 있잖아.. 이게 어렵나 왜 이해를 못하지..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16. 01:57


잊지 않을께. 부디 평안하길.

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15. 18:58


심상정이 살아 돌아왔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찌 못마땅함이 없으랴.


그러나 어용 출신 노동팔이가 '심판'을 운운할 사람은 아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범여로 묶이지 말고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위해 더 선명한 길을 걸어주길 바란다.



정치인에게 이 시절의 선명함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


이 눈물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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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14. 16:38

노동 변호사가 대통령이 되고, 대법관이 되고, 전대협 의장이 청와대에 들어가는 세상에 기대를 했던 시간이 있었다. 아주 잠시.


"선거공약은 친노동적 진보정당 공약과 유사한 측면이 많지만, 집행하는 공약의 내용은 반노동적 보수정당 미통당의 입장과 유사" 한 현 정부와 여당의 실체를 파악하기에 3년은 너무 충분한 시간이었다.


남은 기대는 없고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더 망가지고 파괴될 노동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수 백만 노동자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법안(최저임금법)을 '새벽 1시에 20분 만에 만들어 오라 그래 가지고' 통과시켰던 노동소위, 말년에 정신 차린 이용득과 이정미의 절규가 보인다.



21대에서는 둘 다 볼 수 없을 것이고, 노동팔이 한정애, 임이자 얼치기 강병원, 반동 하태경 등이나 계속 볼 수 있겠지.


민주당이 "실권하면 친노동 진보 공약을 내세우되, 집권하면 반노동 친자본을 실천"하는 것은 의석이 적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그 당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최저임금법 개악은 노동자의 삶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사용자의 꼼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너무나 무력하지만, 속기록에 '이의 있습니다' 라고 한 줄이라도 남길 사람을 국회에 보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 노동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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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13. 21:53

사람은 누구나 먼저 간 이와 대화를 한다. 나 역시 삶이 고단하고 지칠 때 선친과 대화하며 가시기 직전 주셨던 눈길을 떠올린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은 옅어지지만 가슴 한 곳 깊은 곳에 감춰져 있을 뿐 그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나이가 들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난 노회찬이 그립다. 아직도 그날의 충격이 생생하며 여러 상황에서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리고 청승맞게 손석희의 뉴스브리핑을 다시 돌려 보기도 한다.


내가 이럴진대 정의당 사람들은 어떨까. 노회찬은 당을 목숨보다 더 아낀다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그 말이 진심이었음을 알려주고 떠났다.


남은 자들에게 어찌 회한이 없으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면 더 그럴 것이다. 정치와 정파, 정견에 상관없이 그 아픔과 그리움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최소한 비웃음이나 조롱의 대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착각이었다.



뭐가 무섭다는 말일까? 고인을 떠올리는 것이 왜 무섭다는 것일까?


그것은 이런 인간 말종들의 조롱과 상응하는 것이었다.




인간이길 포기한 이런 자들이 만든다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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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12. 12:02

문제는 예수의 부활이 사실인지가 아니라 부활이 무엇인가다.
예수의 부활을 둘러싼 모든 주장과 논란은 예수의 부활이 육체의 부활, 즉 예수의 죽은 세포들이 재생한 사건이라는 전제를 갖는다. 그러나 부활이 단지 죽은 육체가 되살아난 것이라면 부활은 '영원한 생명'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살아난 육체는 즉시 노화를 시작하고 어쩌면 그날 다시 죽을 수도 있다. 죽은 육체가 사흘 만에 살아났다는건 단지 육체가 사흘 동안 노화를 멈추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이적이지만, 그런 이적이 우리의 존경이나 신앙을 불러일으킬 수는 없다.

...

우리는 예수의 제자들이 그랬듯, 내 삶 속에서 예수가 부활하게 함으로써 영원한 목숨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오랜 종교적 수련이나 특별한 구도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바로 이 순간에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 남보다 많이 가진 것을 자랑스러워하던 사람이 이 순간 그런 삶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다면 예수가 그 안에서 부활한 것이다. 권력을 얻은 후에 낮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겠다던 사람이 이 순간 스스로 권력을 잃어 낮고 약한 사람들을 섬기는 삶을 살기 시작한다면 예수가 그 안에서 부활한 것이다. '옳다는 건 알지만 현실이',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좀더 경제적 안정을 얻고 나서'라고 되뇌며 제 삶의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던 사람이 이 순간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으로 새처럼 훌쩍 날아오른다면 예수가 그 안에서 부활한 것이다. (예수전 p262~264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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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rsued.G
생각2020. 4. 4. 10:11

노회찬 사진만 보면 발광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에도 말했지만 혐오는 지능저하를 불러온다. 


자 너그들 꼬라지.




지랄도 참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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